한덕수 국무총리가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이틀 전인 26일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28일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직전까지 부산 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리에서 2박3일 동안 각국 BIE 대표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한 뒤 이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 총리는 출국 직전 페이스북에 “긴 행진곡 중 마지막 악장만 남기고 있는 심정”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이어 “경쟁국들보다 엑스포 유치 경쟁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민관이 흘린 땀은 그 어느 나라보다 진했다고 생각한다”며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고마운 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이 한 총리를 수행한다.
민관 합동으로 꾸려진 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500여 일 동안 지구를 495바퀴(1989만1579㎞) 돌면서 유치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112개국 인사 203명을 만났다. 윤 대통령이 만난 각국 인사는 96개국 462명에 달한다. 기업들은 174개국 2807명의 인사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2030 엑스포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는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세 곳이다. 정부는 여전히 리야드가 앞서고 있지만, 최근 격차가 많이 좁혀져 ‘막판 대역전극’을 노려볼 만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여전히 추격자 입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이 추격했고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사우디의 경우 2021년 9월 엑스포 유치 신청이 마감될 시점에 이미 각국을 한 바퀴 돌면서 홍보했을 정도로 준비를 오래 했다”며 “다만 우리도 정부와 기업이 원팀 코리아로 열심히 뛰어 많이 추격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30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될 때까지 파리에 머물 예정이다. 최종 투표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0시를 전후해 나올 전망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