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모였지만…3국 정상회의 연내 성사 '불투명'

입력 2023-11-26 17:15
수정 2023-11-26 17:17

약 4년간 중단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재개가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26일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 모여 약 4년간 중단된 3국 정상회의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3국 외교장관회의는 2019년 8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이후 4년3개월여 만에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다음 단계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일정이 이날 구체화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주목되지만 연내 재개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박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국, 일본, 중국의 매우 큰 협력의 잠재력에도 그간 3국 간 협력이 국제정세와 양자 관계에 따라서 여러 부침을 겪어온 것도 사실"이라며 오늘 회의를 기반으로 3국 협력의 최정점에 있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빠른시일 내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3국 협력을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제도화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미카와 외무상도 "앞으로 있을 3국 정상회담을 위해 세 나라 협력의 바람직한 모습, 지역 및 글로벌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 나라의 협력 진전은 세 나라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 평화 번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며 "대승적 관점에서 오늘의 외교장관 회의를 세 나라의 협력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왕 위원은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한일과 노력해 3국 협력이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중일 장관은 3국 협력 중요성에는 의견을 같이한 반면 북한 문제 등 지역정세나 최근 급변하는 국제 상황에 관해선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박 장관은 발언의 상당 부분을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그는 "불과 수일 전 북한은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재차 강행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협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 3국의 공동이익이자 동북아의 평화번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3국이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음을 강조하며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정세, 북한의 위협 증대 등으로 국제정세는 어느 때보다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왕 위원은 "지난 4년간 비록 3국은 정부 간 대화 체제에서 진전 속도를 늦췄지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과 전면적 발효를 함께 추진해 왔다"며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과 역내 통합을 위해 원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