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안정 속 쇄신…"미래 위해 젊은 인재 배치"

입력 2023-11-24 18:06
수정 2023-11-25 01:51
LG전자가 해외·TV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의 임원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전자를 끝으로 LG그룹은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단·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 일부 계열사를 쇄신하는 내용의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박형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과 정대화 생산기술원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박형세·정대화 사장을 비롯해 부사장 5명, 전무 7명, 상무 35명 등 49명이 승진했다. 임원인사는 내년 1월 1일자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장인 박 사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94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LG전자 해외영업그룹장, HE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TV사업 전문가로 올레드TV가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자리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 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출신으로, 1986년 금성사에 입사해 LG전자 검사생산성그룹장, 생산기술원 전지장비기술센터장 등을 지냈다. 핵심 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LG전자의 생산 경쟁력을다는 평가를 높였받고 있다.

이석우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 이충환 TV사업운영센터장, 이현욱 키친솔루션사업부장, 왕철민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장, 김원범 최고인사책임자(CHO)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유임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조직도 손질했다. 사장 직속으로 글로벌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등의 해외 사업을 챙기는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해외영업본부장은 북미지역대표를 지낸 윤태봉 부사장이 맡는다. 해외영업본부 산하에는 북미·유럽 등 지역대표·해외법인, 글로벌마케팅그룹, 소비자직접판매(D2C)사업그룹 등이 배치된다.

LG전자 인사를 끝으로 LG그룹은 계열사 임원인사를 마무리했다. 취임 5년 차를 맞은 구 회장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많다. 동시에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일부 계열사에는 인사 쇄신도 추진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LG그룹 내 권영수·권봉석·신학철 3인 부회장 체제는 깨졌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인 체제로 재편됐다. 그룹 전반의 내부 살림을 총괄하는 권 부회장이 유임되면서 조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주요 계열사 가운데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LG이노텍 CEO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인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이 선임됐다. 그룹의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160명)보다 13%가량 줄어든 139명이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해 실전형 인재를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