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300억원에 달하는 호텔이 경매 시장에 나온다.
2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을지로2가의 명동센트럴빌딩과 와이즈빌딩에 대한 경매가 29일 진행된다. 해당 건물은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과 '호텔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곳으로 각각 지하 7층∼지상 16층, 지하 10층∼지상 15층 규모에 서로 맞붙어 있다.
이 호텔은 관광특구인 명동 중심에 있다는 점,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및 공항리무진정류장과 인접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숙소로 알려졌다. 명동 노른자 위치에 있는 만큼 토지 금액은 3.3㎡당 2억8000만원씩 총 1984억5000만원, 건물값은 308억원으로 산정돼 두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2292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역대 경매 사상 4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경매신청자는 NH투자증권이 주관회사인 '알에이치제삼차'로 청구액은 1953억원이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KB부동산가치추구형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적격)'를 통해 스카이파크호텔 센트럴 명동점과 명동2호점을 매입했는데, 이후 사드 이슈에 이어 코로나19 등 악재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후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KB자산운용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대출금을 상환하려 했지만, 결국 상환 만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지난 1월 18일 기한이익상실(EOD) 처리됐다.
알에이치제삼자는 NH투자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2018년 KB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이 건물을 인수할 당시 NH투자증권이 이 SPC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KB자산운용에 청구액만큼을 대여해줬다.
다만 워낙 고가인 만큼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업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도 이런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역대 감정가 1~3위 물건 모두 경매를 통해 낙찰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역대 감정가 최고 물건은 인천 연수구 옥련동·동춘동의 옛 대우자동차 부지 등 25개 필지 92만6952㎡로, 2014년 당시 감정가 1조481억원에 경매에 나왔다. 또 전북 군산시 개정면 아동리의 대지가 2001년 5252억원에, 서울 중구 을지로 청대문빌딩(구 프레야타운)이 2014년 4418억원에 각각 경매에 나온 적이 있지만 바로 주인을 찾진 못했다.
한편 29일 해당 건물이 경매에서 유찰될 경우 내년 1월께 20% 내려간 1834억원에 다시 경매가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