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 풍산그룹 고문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새로운 수장에 선출됐다.
KPGA는 23일 경기 성남시 KPGA빌딩에서 대의원총회를 열고 제19대 회장으로 김 고문을 뽑았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4년간이다.
이날 선거에는 KPGA 현 회장인 구자철 예스코 회장과 김 고문이 후보로 나섰다. 구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 고문이 출마했다. 그동안 KPGA 회장 선거에서 기업 총수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경선 없이 추대 형식으로 취임했다. 이번에는 김 고문이 출사표를 던지고 구 회장이 완주를 선언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기업인 출신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KPGA 회장을 추대가 아니라 경선 형식으로 선출한 것은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대의원 201명 가운데 183명이 투표에 참여해 108명이 김 고문을 뽑았다. 구 회장은 75표를 얻는 데 그쳤다.
김 고문은 골프와 스포츠 분야 경력이 풍부하다. 문화일보 기자 및 IMG코리아 이사, 중앙미디어그룹 J골프(현 JTBC골프) 본부장, 엑스포츠(현 CJ 미디어) 본부장,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특보 등을 지냈다. 그의 뒤에는 한국 골프의 대부로 불리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있다. 류 회장은 2015년 한국에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한 주인공이다. 지금도 KPGA의 가장 큰 후원자 중 한 명이다.
김 고문의 공약에도 류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영됐다. 김 고문은 △풍산그룹 100억원 규모 후원 △협회 기금 건전성 확보 △KPGA 회원 교육 시스템 선진화 △코리안투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코리안투어·2부·챔피언스 투어 환경 개선 및 상금 증액 △선수 연금 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그는 “가장 낮은 곳에서 오직 회원들을 위해 뛰겠다”며 “회원들과 함께 우리 협회가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백년대계를 위한 포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