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긴축 예산을 편성한 경상남도가 우주항공·방위산업·원전 분야에 예산을 집중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한다.
경상남도는 총 12조570억원의 2024년도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2023년 예산과 비교해 437억원(0.4%) 감소한 것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도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의 지방교부세가 대폭 감소하고, 취득세와 지방소비세 등 지방 재원도 줄어들면서 재정 운용상 매우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긴축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마련한 재원은 경남의 미래를 준비하고, 일자리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 투입한다.
도가 내년도 경제와 일자리 분야에 편성한 예산은 3141억원이다. 미래항공기체(AAV)실증센터 구축 56억원, 경남 방산 강소기업 육성 지원사업 8억원, 원전기업 수요 맞춤형 패키지 지원 4억원 등 항공과 방산·원전 등 전략산업 육성에 집중했다. 수소전기차 부품 내구성 전주기 지원 인프라 구축(42억원)과 버추얼 기반 미래차 부품 고도화(17억원) 등 미래 신산업 육성에도 예산을 배정했다.
이와 함께 경상남도는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2030 경남시대 실현을 위한 3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 분야에 30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제조업 도약을 위한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38억원)과 경남 원자력산업 종합지원센터 구축(51억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제조운영체제 개발 및 실증(13억원), 메타버스 기반 산업단지 고도화 사업(2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빠르게 통(通)하는 경남’ 건설을 위해 경남 물류산업 육성 전략 수립 용역에 3억원을 배정한다. 경남형 AAV 시제기 개발(4억원)과 남해안권 무인이동체 모니터링 및 실증 기반 조성(41억원)도 추진해 미래형 교통시스템 구축을 준비한다.
지난 10여 년간 하락과 침체를 거듭해온 경남 경제는 조선업과 방산, 자동차 부품, 원자력과 항공 등 주력산업의 호조로 올 들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률은 지난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63.5%를, 실업률은 8월 역대 최저치인 1.2%를 기록했다. 경남의 월별 수출 증가율도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달엔 24억7600만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 지사는 “지역 원전산업 생태계 회복과 동시에 방산 분야도 수주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경남의 산업과 경제가 반등하고 있다”며 “산업 육성과 투자·창업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