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이직을 생각하거나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만큼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건 없는 법. 누군가 ‘이직은 기세’라고 했다. 생각만으론 절대 움직일 수 없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막상 사람인, 잡코리아를 접속하기까지가 쉽지 않다. 접속은 하더라도 이력서&자소서를 쓰노라면 ‘그동안 내가 뭘 했지’라는 자괴감에 빠져든다.
이직의 대행해주는 헤드헌팅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접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유는고연봉, 전문직만 해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서다. 이 글은 그렇지 않다라는 점, 그리고 헤드헌터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을 담았다.
헤드헌터 활용법, 어렵지 않아요
우선 헤드헌팅사의 공고에 지원을 한다. 헤드헌터는 현 시점에 기업에서 의뢰한 인력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온다면 서류 및 면접에 합격할 확률이 직접 지원한 것보다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긴 한데, 그럴 경우에도 낙심하지 말자. 차후에 다른 회사의 포지션에 맞으면 연락이 올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다소 아날로그식의 헤드헌터와 네트워킹을 하자.
간혹 전화 혹은 이메일로, 회사명을 오픈하며 내 연봉만 물어보고 바로 추천하겠다는 헤드헌터들이 있다. 이런 경우, 일회성 추천이 될 확률도 높고, 서류 합격 불합격 관련 피드백은 커녕, 나는 마치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것처럼 잊혀진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우, 코로나 전에는 무조건 사전에 대면 미팅, 코로나 이후에는 화상 미팅으로 채용할 회사는 물론 후보자와 사전 미팅을 한 후 추천을 한다.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하더라도, 대면 면접을 통해 서류에서 보이지 않는 면이 있고, 채용을 의뢰한 회사와의 가치관 등이 맞는지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헤드헌터와 대면 혹은 화상 면접을 하게 되면, 본인이 잘 할 수 있거나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또는 본인의 직업적 가치관을 꼭 공유하도록 한다.
둘째, 헤드헌팅사의 홈페이지 및 Linkedin 등에서 헤드헌터 프로필 등을 찾아본다.
Linkedin은 SNS+구인구직 사이트 성격이 강하므로, 링크드인 프로필에 간단한 정보 정도는 올려놓도록 한다. Linkedin으로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Linkedin을 잘 활용하는 헤드헌터에게 연락을 해보자. 물론, 구인공고만 올려 소싱의 도구로 삼는 헤드헌터보다는, 여러 프로페셔널과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하는 헤드헌터에게 연락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Linkedin 및 여러 행사에 참가하며 네트워킹을 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오랜 기간 구직을 못했던 후보자에게 딱 맞는 회사의 CEO를 만나 직원 채용에 대한 제안을 통해, 회사 및 구직자에게 좋은 인연을 만들어준 적이 있다. 직접 네트워킹을 할 시간이 없거나 성격이 수동적이라면, 네트워킹이 활발한 헤드헌터의 인맥을 활용해보는 것도 스마트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요즘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기회를 찾기도 한다. 드물긴 하지만, 해외와의 네트워크가 있는 헤드헌터를 찾아 긴밀하게 연락하면서 나의 가능성을 글로벌로 넓혀보자. 해외의 기회를 찾는 것보다 해외에서는 내 일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그 트렌드를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내 직무가 글로벌리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항상 살펴보고, 관련 데이터 및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은 검색하고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회사의 테스팅베드는 우리보다 인구수가 많은 일본, 혹은 중국시장을 가늠해보는 싱가폴/홍콩일 가능성이 크다. 해당국가에서 어떠한 트렌드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조언을 구해보고, 트렌드에 대처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또는 동종업계, 동종직무 네트워크를 활발하게 이용해보거나 참여해보도록 한다.
당장 면접의 기회가 없거나 최종 오퍼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나의 문제라기 보다는 경제상황이나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잠시 늦어지는 것일 뿐, 준비된 자에게는 항상 기회가 오게 되어 있음을 기억하고 의기소침해지면 안된다. 필자 역시 이직할 때 직책이 올라갈 수록, 기회도 적어지지만 내 일 이외 다른 이유로 끝까지 잘 안됐던 경우가 있었지만, 인내를 가지고 도전을 했었고, 동시에 여러 군데서 오퍼가 와서 행복한 고민을 했던 기억도 있다. 여러분도 그렇게 될 것이다. 확신을 가지고, 불확실성을 전문가와 함께 극복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헤드헌터는 돈 되는 ‘고위직’과 ‘전문인력’만 취급할까?
대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아니다’에 가깝다. 기업이 헤드헌팅사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주된 목적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워서다. 예전에는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헤드헌팅 수수료를 아까워하기도 했고, 구인 공고를 올리면 꽤 많은 사람이 지원했기 때문에, 그 중에 어느 정도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베이비부머 시대가 지나 인력이 넘쳐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정보의 홍수는 검토할 서류만 넘쳐나게 하고, 실제 중요한 회사의 가치관과 밸류(인성)에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기존과 똑같은 방법에 또 다른 검증의 단계가 필요해졌다.
외국계에서는 기업 내 헤드헌터의 기능을 하는 리크루터를 고용하여 직접 검증을 하는 단계를 두었으나, 이 역시 회사 다양한 인재를 찾는 것에 한계가 있어 여전히 헤드헌터를 이용하고 있다. 후보자 역시, 다양한 회사를 알아보거나 회사의 문화나 채용 배경 등을 알기 위해 여전히 헤드헌터를 이용하고 있다.
김지유 님은 헤드헌팅 전문기업 ‘비에네(BIENE)’ 대표로 글로벌 펌(Asia to Japan)의 공식 파트너다. 한국/일본/싱가폴/인도 등 현지기업에 인재 채용을 돕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의 유명회사 신입 및 경력직 채용도 담당하고 있으니, 일본 리전 오피스에서의 도전을 희망한다면 언제든지 커피챗이 가능하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