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IB 딜소싱 관리 강화…‘톨게이트 미팅제’ 신설

입력 2023-11-23 11:17
수정 2023-11-24 09:22
이 기사는 11월 23일 11: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투자은행(IB) 부서의 딜소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톨게이트 미팅 제도’를 신설했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단계에 가기 전에 IB 조직 내에서 한 차례 더 꼼꼼하게 딜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정영균 신임 IB그룹장(사진)이 입성한 이후 첫 제도 개편 행보다.

22일 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매주 월요일 톨게이트 미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톨게이트 미팅이란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딜의 진입 과정에서 점검, 관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정영균 IB그룹장이 이달 초 하나증권에 합류한 이후 처음 도입됐다. 정 그룹장이 주재하고 IB 본부장, 실장이 모두 배석해 진행된다.

기존에 투심위를 가기 전 딜소싱위원회(DSC)가 있었으나 사전에 딜소싱의 위험도, 사업성 등을 관리한다기보단 내부적으로 교통 정리를 하기 위한 차원에서 존재했다. 여러 본부가 중첩해 딜소싱하는 것을 막기 위한 회의인 셈이다.

톨게이트 미팅은 위험관리 조직인 투심위와 영업 조직인 IB 부문 사이에서 조율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처를 발굴하는 첫 단계부터 철저한 위험 관리를 하겠단 것이다. 또 사업성이 떨어지는 딜을 제어하기 위한 견제 역할도 담당한다. 고금리로 딜이 줄어든 만큼 IB 부서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딜을 가져올 유인이 생겨서다.

정영균 IB그룹장은 하나증권 출신 인사다. 서울 경문고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보람은행에 입사해 금융권에 첫발을 뗐다. 보람은행이 하나은행에 인수된 이후 하나은행에서 근무하다 2007~2014년 하나대투증권에서 커버리지 업무와 인수금융, 인수합병(M&A) 자문을 담당했다. 이후엔 삼성증권으로 이직해 지난해까지 IB1부문 투자금융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편 하나증권은 내달쯤 IB 부문을 포함해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위기를 맞고 있는 부서에 대한 관리를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투자 심사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심사실을 신설한 바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