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엔화 반등을 노리고 환차익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화에 직접 투자하는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액은 전날 기준 1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해 순매수 규모(157억원)보다 약 10배 많은 금액이다.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전날 기준 순자산 규모가 1557억으로 국내 통화 선물 ETF 가운데 가장 컸다. 이 ETF는 원·엔 환율을 기초로 엔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위탁증거금이나 별도의 파생 계좌 없이 엔선물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 6월에는 100엔당 900원 선이 깨졌다. 이후 하락폭이 더 커져 최근엔 864원대까지 내렸다. 역대급 엔저(低) 현상에 투자자 사이에선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단 기대에 엔화를 기초로 한 자산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닛케이 평균을 기초지수로 하는 ETF인 'TIGER 일본니케이 225 ETF'에는 이달 들어 6억5700만원, ACE 일본반도체 ETF에는 1억7900만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증권가에서도 엔화 반등에 베팅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도선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팀 매니저는 "최근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8개월 연속 2%를 웃도는 등 향후 YCC(수익률곡선관리) 정책 수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