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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초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깜짝 당선된 급진적 자유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앞서 메르코수르 탈퇴 의사를 밝힌 만큼 그가 취임하기 전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도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브라질 무역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이 다음달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3일 전이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우르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남미 경제공동체다. EU-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20년 간의 협상 끝에 2019년 합의됐다. 그러나 이후 EU가 브라질의 개발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협상에 환경보호 의무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직후 취임한 좌파 성향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마저 “FTA가 아르헨티나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협상이 장기화됐다.
후보 시절 메르코수르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던 밀레이가 당선되자 협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EU와 메르코수르가 FTA를 타결하기 위해 매주 화상회의를 갖기로 했다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 측은 협상할 세부 사항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밀레이 당선인이 메르코수르에서 실제 탈퇴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시장 개방은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자’로 스스로를 칭하는 밀레이의 기조에 들어맞는다는 이유다. 브라질과의 무역 관계를 포기할 경우 손해도 크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의 자동차 수출 1위국이다.
밀레이 정부의 외무장관 유력 후보인 다이애나 몬디노는 대선 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메르코수르는 수정돼야 하지만 제거돼서는 안 된다”며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의 무역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