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1일 15: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센터필드 보유 지분을 두고 유동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원 여력이 부족한 모회사 이마트 대신 다른 계열사인 신세계에 매각하거나 그룹 리츠를 신설해 활용하는 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가 테헤란로에 소재한 센터필드 보유 주식(지분율 49.69%) 유동화를 검토 중이다. 조선팰리스호텔이 입점해 있는 센터필드는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중간 지점에 위치한 복합 빌딩이다. 강남 한복판 '노른자위 땅' 중에서도 알짜로 꼽히는 곳이다. 총 연면적 23만9242㎡로 지하 5층~지상 36층, 지하 7층~지상 36층 두 건물로 이뤄져 있다. 2020년 개장했다.
센터필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2018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호텔을 철거하고 신축한 자산이다. 당시 총사업비 2조원 중 8000억원은 에쿼티(Equity) 투자로, 나머지 1조2000억원은 담보대출로 마련했다. 에쿼티 투자금액 중 5000억원은 국민연금, 나머지 3000억원은 콜버그앤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조달했다. 이후 2020년에 신세계프라퍼티가 KKR이 보유한 펀드 지분을 3600억원에 넘겨받았다. 작년 2042억원을 추가 투입하면서 지분율이 49.69%까지 늘었다. 작년 말 기준 장부가치는 7084억원이다.
그룹 주력 자산이기 때문에 외부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신세계에 보유지분을 넘기거나 준비 중인 신세계리츠(가칭)를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 논의되는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7월 '신세계프라퍼티AMC' 설립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두 선택지 모두 그룹 내 소유권은 유지하면서도 목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으로 윤곽이 잡히지 않은 논의 초기 단계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조 단위 자금 투입이 예정된 개발사업들은 줄줄이 밀려있는데 자금조달 선택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등 복합 쇼핑몰 운영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현재 4조5000억원 규모의 화성국제테마파크와 1조원이 투입되는 스타필드 청라를 비롯해 스타필드 수원, 창원 등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SSG랜더스의 새로운 홈구장인 청라돔구장도 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자체적인 자금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앞서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약 3000억원 내외"라고 분석한 바 있다.
모회사 이마트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이마트는 2019년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5800억원을 지원했지만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M&A를 단행하면서 재무여력이 이전같지 않아졌다. 이베이코리아(3조4000억원), 스타벅스코리아(5000억원), W컨셉(3000억원),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빈야드(3000억원) 등을 인수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했다. 이마트는 상반기 잉여현금이 마이너스(-) 206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마이너스(-) 기조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해진 가운데 계열사 신세계의 지원 가능성이 새롭게 부상했다. 신세계는 올 들어 이마트 자산을 양도받는 식으로 자금지원에 나서왔다. 이마트는 신세계라이브쇼핑과 SSG푸드마켓 등 사업부문을 신세계에 매각해 43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센터필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으며 리츠에 편입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