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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며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배당주가 올해는 암울한 한해를 보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빅테크 주가가 뛰면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미 CNBC는 올해 배당주와 무배당주의 수익률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고 미 투자 회사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배당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0개 종목의 평균 총수익률(배당 포함 수익률)은 연초 이후 지난 10일까지 -7.94%로 집계됐다. 반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S&P500 기업 중 수익률 상위 100개 종목의 주가는 같은 기간 평균 8.94%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고금리 시기엔 배당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배당주가 아니더라도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나 회사채 등 채권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누릴 수 있어서다. 특히 지난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5%까지 치솟았다.
잭슨스퀘어캐피탈의 매니저 파트너인 앤드루 그레이엄은 "배당주와 경쟁하고 있는 5% 수익률의 3~5년 만기 투자 등급 회사채가 많다"며 "이는 배당주의 주가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월가)에서 미국의 소프트랜딩(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상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최근 미국 경제는 '골디락스'(성장 속 물가 안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을 완화하면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프브록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브 시프 길레스는 "기준 금리가 안정되면 주식 시장은 일반적으로 오른다"며 "역사적인 데이터를 놓고 보면 가치주는 오랜 기간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주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식은 시가 총액이 크지 않은 가치주"라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투자하는 것도 간단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