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 반등 폭이 컸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사이에서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에선 재건축 기대주로 평가받는 대형 단지가 최근 1억원이 넘는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강 변 신축 단지도 하락 거래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현장에선 “벌써 반등했던 가격이 모두 내렸다”며 오히려 추가 하락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삼풍 전용 79㎡는 이달 23억원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 7월 기록한 직전 거래가(24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1억7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단지 내 같은 크기는 지난 5월 22억원에 거래된 이후 6월 22억8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 반등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다시 하락 거래가 나오면서 매물 중에는 21억원까지 호가를 내린 경우도 나왔다.
서초 삼풍은 1988년 준공된 2390가구 규모 대단지다. 강남권 최초로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으로, 지난주에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을 확정 지었다. 대단지인 탓에 서초구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사업성이 좋은 단지로 평가받지만, 하락 거래는 피하지 못했다.
사정은 주변 단지도 다르지 않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 9월 31~33억원에 거래되며 전달 거래가(33억8000~36억원) 대비 최고 5억원 하락세를 기록했다. 거래 가격으로만 따지면 반등했던 가격이 다시 내려 지난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서초구 내에서도 한강 변 단지인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도 지난달 31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 6월 37억원까지 가격이 반등한 이후 8월 34억원에 거래되며 한차례 하락을 기록했다. 다시 2개월 만에 3억원 하락 거래가 발생하면서 최근 집주인 사이에선 30억원 미만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생겼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급매물의 경우, 30억원 밑에서도 얘기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몇 달 전만 해도 가격 반등에 기대감이 컸던 곳인데 지금은 더 하락거래가 생기지 않을까 집주인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과도하게 부풀었던 매매가가 안정화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잠원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잠원 한신로얄도 전용 81㎡가 지난해 22억7500만원까지 올랐었다”며 “지금은 한 달에 5000만원씩 가격이 내려 18억원 수준으로, 반등 시기 가격이 과도했던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