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으로부터 실제 매매 가격보다 높은 보증금을 받아 그 차액을 챙긴 부동산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먼저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다른 전세 사기 조직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이들의 범행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성민)는 피해자 10명으로부터 약 24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부동산컨설팅업체 대표 허모 씨(34)와 배모 씨(32) 등 2명을 지난 17일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자본 갭투자'로 주로 인천 지역 일대에서 빌라를 매입한 뒤 실제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고 임대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업체 직원 5명도 같은 날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씨 등 구속된 업체 대표 2명은 빌라 매도인과 매수인을 모집한 후 빌라 매매가를 부풀려 임차인으로부터 실제 매매가를 상회하는 전세보증금을 받았다. 직원들은 대표의 지시에 따라 빌라 매수인을 모으는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와 직원들은 매매가와 보증금 사이의 차액을 서로 나눠 가졌다. 공범들이 빼돌린 돈은 인당 2억~8억원에 달한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별건의 전세 사기 범죄를 수사하던 중 허 씨 등의 범행을 알게 됐다. 지난해 시중은행을 상대로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을 수사하던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들의 자금이 허 씨의 계좌로 흘러 들어간 사실을 파악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들 일당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