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전격 해임하면서 지도부의 공백과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사회는 올트먼의 공백을 메꿀 인물로 이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35세 미라 무라티를 임시 CEO로 지목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와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무라티는 정식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임시 CEO를 맡게 된다. 그는 1988년 알바니아에서 태어난 뒤 캐나다로 이주해 학창시절을 보냈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학부 시절 경주용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기도 했다. 졸업 후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으로 경력을 쌓았고, 프랑스 항공우주기업인 조디악 에어로스페이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테슬라에서 3년간 수석 제품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모델X와 오토파일럿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무라티는 테슬라에 일하면서 AI를 접한 뒤 흥미를 느끼고 해당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게 됐다. 2016년 PC용 핸드 모션 센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립모션’을 거친 후, 2018년 응용 AI 및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으로 오픈AI에 합류했다. 오픈AI의 주력 서비스인 챗봇 챗GPT와 이미지 생성 AI 달리 등 주요 서비스 개발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CTO로 승진했다. 무라티는 지난 8월 벤처캐피탈 업체 앤드리슨 호로비츠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지능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우주의 핵심 단위”라며 “인류의 집단지성을 향상하는 것보다 더 고무적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티에 대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과 경영을 모두 이해하는 핵심 관리자”라는 것이다. 그는 개발자들이 일정에 맞춰 챗GPT를 완성하도록 했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관계를 관리하며 MS의 미국·유럽 내 AI 정책을 세우는 데도 참여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 기고에서 무라티에 대해 “기술적 전문성과 상업적 감각, 임무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팀을 구성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그 결과 지금까지 가장 흥미로운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 사태가 벌어진 만큼 올트먼의 후임 CEO 선정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무라티가 상당 기간 CEO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오픈AI 이사회가 “새 CEO를 찾을 때까지만 미라 티가 임시 CEO를 맡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미라티의 임시 CEO 활동 기간, 정식 CEO 임명 여부 등은 불확실하다. 무라티 본인도 “이사회가 새로운 CEO를 찾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