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K팝 시상식 ‘멜론뮤직어워드 2023’ 행사가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조성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아레나(전문공연장)에서 열렸다. 1만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공연이 화려하게 끝났다. 객석이 무대를 360도로 감싸고 있는 무대, 스탠딩석 앞줄은 무대와의 거리가 3~5m에 불과한 실감성, 최적화된 무대·음향 시스템 등 호평이 이어졌다.
인스파이어는 아레나 전격 개장에 이어 16~17일 양일간 개최되는 ‘태민 솔로 콘서트: 메타모프’, 25일에는 공중파 TV 연말 특집 가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SBS 가요대전’, 2023 동방신기 콘서트 등 12월 공연 라인업을 발표했다.
인스파이어는 아레나 이외에 1275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을 개장하고 전시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신년 초 아레나 행사 일정은 물론 개장한 호텔 객실이나 전시장 일정도 속속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파이어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건설되는 복합레저문화공간이다. 호텔, 아레나(전문공연장), 마이스 시설, 컨벤션 등이 문을 열었다. 카지노는 관련 기관의 승인 절차를 밟아 내년께 오픈 예정이다.
인스파이어 복합문화공간이 인천국제공항의 문화 콘텐츠와 연계되면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주얼창이에 못지않은 인천공항 특색의 복합문화공간이 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에도 방문객이 끊이진 않았던 '주얼창이'
주얼창이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1~3터미널과 도보로 연결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500그루의 나무와 40m의 인공폭폭(1분당 3만 8000리터),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꽃들로 조성된 공원이다. 주변에는 각종 명품 숍, 식당, 상품점 등이 즐비해, 한 해 수천만 명이 힐링과 소비를 동시에 경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세계 주요 공항이 타격을 입었지만, 주얼창이가 있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내국인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져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게 공항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덜란드 스히폴공항은 항공 관련 산업 및 다국적 기업, 미국 멤피스공항은 글로벌 유통회사 페덱스(FedEx) 유치로 물류경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대규모 복합쇼핑몰(주얼창이) 등 차별화된 공항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공항, 내외부에 동시 복합문화공간 조성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는 실감 콘텐츠 미디어 전용 전시관인 '비비드 스페이스(VIVID SPACE)가 있다. 실감 콘텐츠는 시각특수효과(VFX), VR(가상현실) 등 기술로 인간의 오감 자각에 정보를 제공하고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다.
제1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라이엇 아케이드 ICN’, 미래형 콘텐츠뿐 아니라 전통의 문화재인 인천공항박물관(탑승동), 전통문화체험센터(제1,2터미널), 한국의문화거리(제1터미널), 입국장 전통문화미디어(제1터미널) 등 다양하게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주얼창이처럼 공항에 오는 여객이 무조건 찾아가는 유명 복합공간이 없다는 한계성이 지적받아 왔다. 한 방이 아쉽다는 평가 속에 인천공항은 복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의 외연 확장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카지노 시설, 예술공간, 호텔이 있는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인스파이어리조트가 개장했다. 사업 진행이 부진한 카지노복합시설 골든테라시티, 한상드림아일랜드 등도 인천공항 주변의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천공항 인근의 복합문화시설은 미술품 수장고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아르스헥사 컨소시엄과 ‘수장고 개발사업 협약’을 맺었다. 아르스헥사 컨소시엄이 3795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26년까지 수장고를 준공하게 된다. 이곳은 인천공항 서쪽 부지(4만3000㎡)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8만3228㎡)로 들어선다.
수장고의 연면적은 8만3228㎡로, 축구장 11개 크기다. 미술품 수장고는 고가의 작품을 보관하는 일종의 최첨단 창고다. 보관 장소의 항온, 항습, 진동, 공기의 질 등 고도의 건축 기술을 요구한다.
세계 주요 공항은 최근 수장고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공항, 룩셈부르크공항, 창이공항 등은 면세 혜택, 입지적 장점 등을 내세우며 공항 중심 미술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공항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가져오는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장고 인근에는 갤러리, 화방, 호텔, 맛집 등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도 세계적인 미술관, 갤러리, 옥션하우스, 아트페어 등을 유치·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싱가포르창이공항의 주얼창이와 차별성을 갖는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