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업계에 캐릭터 바람이 불고 있다. 생성형 AI를 보다 흥미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챗봇에 캐릭터를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스타트업은 물론 오픈AI와 메타 등 주요 테크 업체들도 캐릭터화에 초점을 맞춘 챗봇을 내놓거나 취향에 맞는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선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테크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개발자 회의에서 내놓은 ‘GTPs’에 캐릭터를 부여하는 기능을 넣었다. GPTs는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개발 도구다.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도 가이드라인을 따라 하면 자신에게 맞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챗봇에 원하는 캐릭터를 부여해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픈AI는 개발한 챗봇을 ‘GPT 스토어’에 업로드해 수익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메타도 지난 9월 말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메타 AI’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메타의 SNS인 와츠앱,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봇이다. 각기 다른 성격과 의견, 관심사를 갖고 있어 마치 가상의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이를 위해 메타는 스눕독, 켄들 제너, 드웨인 웨이드 등 세계적 스타와 협업해 총 28종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재미를 더한 챗봇으로 10~20대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구글도 생성 AI의 캐릭터화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챗봇 스타트업인 캐릭터닷AI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캐릭터닷AI는 챗봇에 역사적 인물이나 게임·소설 캐릭터를 입혔다. 취향에 맞게 맞춤형 캐릭터도 만들 수 있다. 올해 5월 출시 후 1주일 만에 다운로드 170만 건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 6개월 동안 월간 방문자 수 1억 명을 기록했다.
지난 5일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의 첫 번째 AI 챗봇인 ‘그록’이 공개됐다. 그록은 질문에 답변할 때 재치 있게 말하도록 설계됐다. 약간의 반항적인 성향도 지녔다. 그록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