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62·사진)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KB금융 역사상 첫 ‘행원 출신 회장’인 양 부회장은 지난 9월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다.
KB금융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 중 83.0%가 출석해 출석 주식 수 대비 97.5%에 달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
KB금융 최대주주(8.74%)인 국민연금이 지난 15일 찬성을 결정한 데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양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한 결과로 해석된다.
양 부회장은 오는 21일 회장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2026년 11월 20일까지 3년이다. 그는 선임안 통과 직후 인사말을 통해 “KB금융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이 추진한 중장기 자본관리 방향과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1961년생인 양 회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이후 KB금융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내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2015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고, 대표까지 맡아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9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0일 퇴임한다. 그는 “9년 전 그룹 CEO(최고경영자)로서 제 가슴에 달아줬던 노란 휘장과 교복 같은 노란 넥타이(KB금융 상징색)까지 이제는 내려놓는다”며 “행복한 추억만 안고 돌아간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