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17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 '여권 원로'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회의에 앞서 "오랜만에 당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제가 정치를 오래 하면서 답은 있는데 그 답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던 과거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왔다"고 인사했다.
인 위원장은 "우리 혁신위원 중 대다수가 정치 경험이 없다"며 "그래서 아주 적절한 어른인 원로 김 전 대표를 모셔서 우리가 배우고자 한다. 의견도 중요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서 많은 걸 배워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주변에서 그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몸을 던져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그룹에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요구한 혁신위가 당사자들로부터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향은 아주 잘 잡고 잘하고 있다고 보는데, 왜 지지율이 낮은지에 대해 고민했다"며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너무 많이 망쳐놓은 것을 짧은 시간에 빨리 바로잡겠다는 마음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이 어려움을 겪고, 분열되고, 보수가 분열되는 모든 원인은 잘못된 공천에 있다. 이번 혁신위는 정당민주주의를 확보할 수 있는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 당에 권고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권력이 국민에게 져주는 모습을 취해야 하고, 여당은 야당에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