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이 미중 수출통제의 여파로 클라우드 부문 분사를 포기했다. 앞서 미국이 수출통제를 확대하기 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확보했다고 밝힌 텐센트와 희비가 엇갈렸다.</h3>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16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별도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클라우드인텔리전스 부문의 분사는 기대하던 주주가치 향상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의 상장 계획도 보류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그룹을 6개 단위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클라우드 부문 가치를 410억~600억달러(약 53조원~77조원) 사이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부문이 관리하는 데이터 양 때문에 중국과 해외 규제 당국의 조사를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리바바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248억위안(약 40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77억위안(약 4조9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297억위안)를 밑돌았다.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은 27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에 그쳤다. 이날 나스닥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9.14% 하락한 79.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알리바바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같은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인 텐센트와 대조를 이뤘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를 어떻게 대비했느냐가 차이를 만들었다.
마틴 라우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우리는 (엔비디아 AI 반도체인) H800을 가장 먼저 주문했고, 그 덕분에 H800 반도체 재고를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며 "현재 우리는 중국 모든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AI 반도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우 CEO는 이러한 반도체 재고가 텐센트가 여러 세기 동안 자국 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자신했다. 실적 발표 이후 텐센트 주가는 4.81% 상승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