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자사주 매입까지"…훨훨 나는 도요타

입력 2023-11-19 07:00
수정 2023-11-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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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환 추세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에 집중한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기업 최초로 올 상반기 영업이익 2조엔을 달성했다. 엔저(低)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장세가 도요타 실적을 이끌었다. 최근 자사주 매입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도요타의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4~9월) 영업이익 2조5592억엔(약 21조94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이다. 시장에선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엔저 효과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4조엔(34조원)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도요타의 이달 주가도 전날 종가까지 11.1% 오르는 등 올 들어 58.8% 급등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도요타 목표주가를 매 분기마다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재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간 도요타의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3400엔이다. 현 주가(2879.0엔)보다 18%가량 상승 여력이 있단 분석이다.

도요타에 대해 장밋빛 전망도 쏟아진다. 그 중심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장세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2021년 22%에서 올해 25%로 올랐다. 여기에 전체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는 렉서스가 일본 현지에서 전량 생산됨에 따라 슈퍼 엔저 효과를 크게 누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요타 주가 상승 배경을 두고 실적 호조보단 자사주 관련 정책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도요타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보험사와 은행이 3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의 자사주 비중은 2015년 8%에서 올해 2분기 20.3%로 급증하게 된다.

최근에도 도요타가 1000억엔(86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통상 보유 자사주 중 소각되는 양은 매년 1% 내외로, 유동 주식 비중이 30% 초반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도요타의 주가 상승은 자사주 매입 효과가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완성차 빅3 업체(포드·GM·스텔란티스)의 내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도요타에겐 호재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빅3 업체와 관련해 내년 연비 규제 벌금과 신차 출시 지연이 크게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5세대 출시 외에도 모든 내연기관차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갖추는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