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주'로 통했던 카카오 주가가 4만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개미들은 손절을 택한 반면 외국인은 최근 카카오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에 나선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16일 오후 2시 45분 현재 카카오는 0.31% 하락한 4만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다 이날 하락 전환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개인의 팔자세와 외국인, 기관의 사자세가 맞붙으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순매수를 이어갔던 개인은 11월 들어 전날까지 카카오를 1639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654억9198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매수세에 가세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손실을 입고서라도 주식을 팔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는 가망이 없어 보인다" "카카오 전량 손절했다"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2021년 6월 장중 17만3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카카오는 지난달 3만원 선까지 추락했다. 반전의 기미가 없자 개인들이 손절을 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4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창업자까지 검찰에 송치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도 3000억원 대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를 받고 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져 저평가 상태가 됐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를 포함한 인터넷 업종이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도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2023년부터 비용 절감을 추진한 데다 부진했던 업황도 2024년 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카카오에 대한 국내 증권가의 시각은 보수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설정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외에도 이달 들어 총 8곳의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수익원인 톡비즈 등 광고 분야의 성과에 따라 카카오 주가의 추세적 상승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