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산 회복한 中…전문가들 "경기 회복 아직 멀었다"

입력 2023-11-15 15:26
수정 2023-11-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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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다. 다만 고정자산투자와 부동산 경기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 판매 총액이 4조 3333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7%)를 웃도는 수치다. 9월 소매 판매 증가율(5.5%)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분야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지난 7월 2.5%에 머물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도 회복세를 보였다. 공장, 광산, 공공설비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10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4.4%)와 9월 증가율(4.5%)을 모두 넘어섰다. 산업 생산은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며 고용 및 평균 소득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돌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했다. 로이터는 중국 소매 판매 및 산업생산 호조에 대해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 시행에도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던 시점에 고무적인 신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부진한 모습이다. 1~10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CNBC의 전망치(3.1%)를 밑돌았다. 고정자산투자는 올해 1~2월 5.5% 증가한 뒤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민간 투자는 0.5% 감소했다. 반면 국유자본 투자는 6.7% 증가했다.

단 왕 항셍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 판매가 증가한 건 10월 황금연휴와 여행 수요가 확대되며 나타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보다 소득은 더 증가하고 주택 시장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10월 누적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9조 592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전국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4.9% 줄었다.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요소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위안(약 18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자금 지원은 중국 가계의 주택 구매를 촉진하려는 취지로 시행된다. 이를 위해 추가 대출 및 특별대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이달 내로 첫 번째 조치를 내놓을 전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