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 시점에 대한 논고 [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3-11-15 10:43
이 기사는 11월 15일 10: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2월 필자는 “금리 상승기에 직면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라는 제목의 논고를 본지에 게재한 적이 있다. 당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이미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인상한 직후였고 연준의 인상도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해당 논고에서 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일반적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해 수익률 하락 가능성이 있어 투자 수요가 감소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했다. 아울러, 채권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목표 수익률 또한 인상되어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다만, 장기 추세적으로 보았을 때 인플레이션 우려가 종료되면 금리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해당 시점의 담보대출 금리 또한 기준금리 인상분을 일정 수준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큰 폭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후 거시경제 상황은 다들 알고 있듯이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통화량, 글로벌 공급망 붕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가는 잡히지 않았고, 미국 기준금리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단시간 내 큰 폭(5.25% p)으로 인상되었다. 그로 인해 필자가 주장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한국 기준금리도 올해 1월 3.50%까지 인상되었고, 작년 10월 이후 하락하던 국고채 금리는 4월 이후 상승 전환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물류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 판단했던 오피스마저 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을 웃도는 역마진 사태가 발생했다. 당연히 거래량은 큰 폭(3분기 기준 전년 대비 27.9%)으로 감소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연말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내년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어보고 있다. 아무래도 차년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언제쯤 다시 시장이 회복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 또한 많다.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금리에 따라 시장의 반등 시점을 예상할 수 있다’이다. 앞서 필자는 지난해 초 금리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소평가했던 사례를 언급했었다. 아무리 시장의 펀더멘털이 뛰어나도 부동산은 매입 가격의 50% 이상을 대출금으로 조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피스의 공실률이 아무리 낮고 임대료 상승률이 아무리 높아도 금리 상승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높고 임대료 상승률이 낮은 물류센터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금리를 전망하기란 너무 어렵다.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거시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이 발표한 전망치를 토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미국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 후 그림 2와 같은 점 도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의 기준금리가 가장 높고 향후 조금씩 하락하여 중장기 2.5% 유지가 목표인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금리 전망은 어떨까? 블룸버그와 한국금융연구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국고채 금리는 4분기 약 3.8% 수준이 예상되며, 이후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하락의 폭은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에서 집계한 오피스와 물류센터의 실질 자본환원율은 3분기 현재 각각 4.22%, 5.46% 수준으로 국고채 금리 대비 각각 0.48% p, 1.73% p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담보대출 금리와 비교했을 때는 취급 수수료를 포함했을 때 오피스와 물류센터의 금리 수준이 각각 5.5%, 6.5% 수준으로 자본환원율 대비 각각 1.28% p, 1.04% p 낮다. 하지만, 취급 수수료를 제외했을 때는 두 지표상의 스프레드는 다소 감소한다. 즉, 국고채 금리 대비했을 때는 역레버리지 상황이 해소되었으나, 담보대출 금리 대비했을 때는 아직까지 역레버리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주요 기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금리는 현재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그리고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 명확하지 않지만, 필자가 전망하는 담보대출 금리 대비 역레버리지 해소 시점은 2025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된다. 물론 취급 수수료를 제외한 쿠폰 금리 기준으로는 이보다 더 빠른 시점도 가능하다. 다만, 거시경제 변동성이 큰 현 상황을 감안했을 때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의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