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나흘간 '반토막' 난 파두…美반도체 훈풍에 반등

입력 2023-11-15 09:40
수정 2023-11-15 09:46

상장 직후 발표한 3분기 매출이 3억원에 그치면서 부실 기업 상장 의혹에 휩싸인 파두가 그간의 하락세를 끝내 10% 넘게 급등하고 있다.

15일 오전 9시 27분 현재 파두는 전장 대비 1970원(11.12%) 오른 1만96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고가는 2만100원이다. 지난 9일 실적 발표 후 전날까지 반토막 난 주가가 반등하면서 최근의 하락분을 점점 만회해 가는 모습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한 엔비디아(2.13%)는 14일(현지시간) 2% 넘게 올랐다. 엔비디아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장 기간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밖에 마이크론(3.2%), 인텔(3.09%), AMD(2.65%) 등 다른 반도체주 또한 동반 상승하면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62% 급등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소식에 긴축 종료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그간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짓눌렸던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점도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두는 상장 당시 기업가치 약 1조5000억원(공모가 3만1000원 기준)으로 주목받았지만,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622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8월 상장 이후 약 3개월 만에 시가총액 규모가 절반가량 증발한 것이다. 문제의 시작은 3분기 실적 발표였다.

파두의 3분기 연결 매출은 3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42억원) 대비 715% 확대됐다.

파두의 매출 감소는 사실상 지난 2분기부터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파두가 지난 9일 제출한 IR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5900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152억원으로 집계됐다.

2~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원성이 쏟아졌다. 파두가 실적 예상치를 숨기고 상장을 감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고객사들이 파두 제품을 타업체 제품으로 교체했단 우려도 제기됐다.

회사는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입장문을 발표했다. 파두 관계자는 "낸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AI 강화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들의 대대적인 시스템 재점검 절차가 맞물리면서 고객사들이 부품 수급을 전면 중단한 게 2~3분기 실적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분은 당사가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며 "파두 또한 갑작스런 고객의 발주 중단 등에 대해서는 예상이 힘든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이 없었음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파두를 둘러싼 상장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전날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두의 대표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조사 대상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