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하락 추세를 보이던 ‘빚투’(빚내서 투자)가 지난 6일 공매도 금지 조치를 계기로 다시 늘고 있다. 공매도에 눌려 있던 2차전지 주요 종목 등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공여 잔액은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직전인 3일 16조6247억원에서 10일 17조1173억원으로 5거래일간 4926억원 불어났다. 신용공여 잔액은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주식 등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종목별로는 2차전지 관련 종목의 빚투가 크게 늘었다. 지난주 신규 빚투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으로 신규 신용공여액이 596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홀딩스(237억원) 포스코DX(114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99억원) 등 포스코계열 2차전지 관련주도 개인들의 신용거래가 크게 늘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신용공여 잔액도 같은 기간 각각 198억원, 190억원 증가했다. 배터리 셀 업체인 삼성SDI(190억원) 등도 빚투가 늘어난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종근당(262억원) 하이브(209억원) 파두(104억원) 호텔신라(55억원) 등의 신용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의 신용공여 잔액이 89억원 늘었다.
이날 2차전지 주요 종목은 일제히 상승했다. 전날 테슬라 주가가 4% 넘게 오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5.17% 급등했고 포스코홀딩스(4.31%) 삼성SDI(4.32%) 등도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5.96%, 9.69% 상승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