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이후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감소추세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공매도가 금지됐던 지난주 다시 반등하며 5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융자 거래잔고는 총 17조1173억원이었다. 공매도가 금지된 첫날인 지난 6일 16조5767억원이었던 신용잔고는 매일 늘어나 4일(11월 6~10일) 사이 5406억원이 불어났다. 신용거래 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현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을 뜻한다. 공매도 금지 이후 증시 반등을 기대하며 새로 빚을 내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빚투는 대부분 2차전지 관련 종목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빚투가 가장 많이 일어난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이었다. 596억원의 새로운 신용대출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POSCO홀딩스(237억원), 포스코DX(114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99억원) 등 2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는 포스코그룹주들의 신용잔고도 크게 늘어났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의 신용대출 잔고는 같은기간 각각 198억원, 190억원 늘어났다. 배터리 셀업체인 삼성SDI(190억원), SK이노베이션(147억원), LG에너지솔루션(119억원)도 신용대출이 증가했다.
이밖에도 종근당(262억원), 하이브(209억원), 파두(104억원), 호텔신라(55억원) 등의 신용잔고가 늘어났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코스닥 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의 신용잔고가 89억원 늘어났다.
다만 대부분의 신규 빚투가 현재까지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이후 급등했던 국내 증시와 주요 2차전지주는 현재 공매도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삼성SDI 등 2차전지 종목들은 지난 6일을 고점으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