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서도 '주류 대목'인 연말 송년회 시즌이 돌아오면서 업체들이 마케팅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성장 정체를 만회할 기회라는 판단이다. 국내외 대표 주류회사들은 신제품을 내놓으며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 송년회 모임이 시작되면서 위스키, 맥주 등을 둘러싼 경쟁사 간 각축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하이볼 제품 '처음처럼×솔의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소주 '처음처럼'과 솔싹 추출물이 들어간 음료 '솔의눈'을 섞은 것이다. 소주에 솔의눈과 탄산수, 레몬 등을 섞어 마시는 일명 '솔잎주'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인기를 끌자 제품 출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하며 하이볼(위스키와 음료를 섞어 마시는 술)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겨냥했다.
롯데칠성은 앞서 지난 9월에도 처음처럼과 홍차 음료 '실론티'를 더한 '처음처럼×실론티'를 출시해 하이볼 시장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6주 만에 약 100만 캔이 팔렸다.
신상 맥주 '크러시'도 이달 중순부터 선보인다. 신제품은 페일 라거 맥주로 500mL 병과 20L 용량 생맥주 통 두 가지 형태로 나온다. 롯데칠성이 맥주 신제품을 내놓는 건 2020년 '클라우드생드래프트' 이후 3년 만이다. 클라우드 존재감이 떨어진 롯데칠성이 주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마실 수 있는 새로운 맥주"라고 소개했다.
하이트진로는 주력 맥주 '테라'의 패키지 디자인을 여름 성수기가 지나간 10월에 새롭게 단장했다. 맥주병 라벨 크기를 키우고 색깔도 고급스럽게 바꿨다.
맥주 '켈리'의 크리스마스 에디션도 한정판으로 내놨다. 크리스마스와 겨울을 상징하는 산타클로스, 눈사람 등 캐릭터를 더한 제품 디자인이 특징. 14일부터 전국 대형마트나 음식점, 술집 등 주류 판매업소에서 사먹을 수 있다. 병맥주 제품의 경우 2018년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이후 5년 만에 나온 크리스마스 한정판이라는 게 하이트진로 측의 설명이다.
위스키 출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계 주류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아이리시 위스키 '레드브레스트 15년'을 출시해 '논 스카치위스키(Non-Scotch Whiskey)'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레드브레스트 15년은 최상급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에서 각각 최소 15년 이상 숙성한 원액으로 만들었다. 마스터 블렌더의 섬세한 블렌딩으로 향긋한 과일과 은은한 향신료, 오크 향이 특징이다.
바카디코리아는 앞선 9월 버번위스키 '엔젤스 엔비'를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국내에 선보였다. 바카디코리아 관계자는 "희소성이 있는 위스키를 찾는 마니아층을 겨냥해 한국 시장에서 먼저 제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한국브라운포맨도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 '벤리악 16년'을 20년 만에 국내 시장에 재출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