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를 대장동·성남FC 사건과 분리해서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세 건의 재판을 동시에 부담해야 하는 이 대표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김진성 피고인은 대장동과 전혀 관련이 없고, 사건 분량을 고려해 따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심리 경과에 따라 사건을 병합해 선고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재판부는 이 대표가 피고인인 대장동·성남FC 사건을 맡고 있다.
이 대표 측이 "변호인단이 대장동 건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별도로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다"고 하자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부담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고 한 달 정도 준비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하게 진행할 생각은 없고 통상적인 위증교사 재판대로 진행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당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인 김진성 씨에게 여러 번 연락해 증언을 요구한 혐의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위증교사를 대장동·성남FC 사건과 병합할지를 두고 첨예하게 다퉈왔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은 직접 관련성이 없는 만큼 별도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김 씨가 백현동 사건 관련자인 만큼 병합해 심리하는 것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날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이 대표의 재판 부담은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대장동·성남FC 사건과 더불어 "고(故)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대선 허위 발언 사건에 동시에 출석 중이다. 여기에 위증교사 사건이 추가되면서 '주 3회 재판'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별도 심리로 인해 내년 4월 총선 전에 1심 선고가 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이 분리된 만큼 빠른 심리가 가능한데다, 사건 구조도 여타 혐의에 비해 단순하기 때문이다. 법원 역시 지난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당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이 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