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종목의 내년 실적 전망치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3개월간 이어진 조정장에서 이들 종목을 쓸어 담은 외국인과 기관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개인이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2차전지 종목의 내년 실적 전망은 하향조정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4조124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33조1093억원에서 3.1% 높아졌다. 이 수치는 3개월 전(36조8044억원)부터 1개월 전까지 10.0% 하락하는 등 큰 폭의 조정을 받다가 최근 바닥을 찍은 뒤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개선세가 가팔라졌다. 3개월 전 7조8975억원에서 1개월 전 8조1142억원으로 2.7% 반등한 뒤 최근에는 8조4416억원으로 4.0% 추가 개선됐다. 최근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오르는 등 반도체 수요 사이클이 상승 국면에 들어왔다는 신호가 완연해진 게 반도체주 반등의 배경으로 보인다.
2차전지주는 반도체주와 달리 실적 전망치 조정이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5758억원에서 최근 3847억원으로 33.19% 주저앉았다. 이어 LG화학(-14.89%), LG에너지솔루션(-12.48%), 삼성SDI(-9.67%), POSCO홀딩스(-7.91%) 등도 같은 기간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더 나빠졌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은 줄곧 반도체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3개월간(8월 10일~11월 10일) 삼성전자를 7757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도 451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도 이 기간 각각 614억원, 6163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POSCO홀딩스를 1조7156억원어치 담는 등 2차전지주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은 올 2분기 이후 명확한 우상향 업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역시 견조하며,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 능력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가 일시적인 수요 둔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