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13~17일)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 지표 회복, 미국 장기 국채 금리 하락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미·중 정상회담에 따라 단기적인 흐름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41.32포인트(1.74%) 오른 2409.66에 마감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하루 만에 134.03포인트 폭등하며 출발했지만,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홀로 1조528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33억원, 477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7.26포인트(0.93%) 오른 789.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지난 6일 57.4포인트 급등했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8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22억원, 120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35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번주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및 국내 경제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간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이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차주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여파가 지속되며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투자자가 반도체를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차전지주 관련 쇼트커버링(공매도 주식을 되갚기 위한 주식 매입)이 마무리된 후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지수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역대 공매도 금지 조치 기간 외국인의 자금이 유출됐다는 것을 감안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되는 등 공정한 가격 형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하며 물가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게임, 소비재 등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업종이 차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말 5%에 육박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4.6%대에 머무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예상 코스피 밴드로 2380~2500을 제시했다.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는 소비 심리 회복, 10월 미국 CPI 안정세를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이 증권사 김영환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 영업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연말 대목을 맞아 미국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국내 수출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11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했지만, 지난 10일엔 매파적 발언을 했다"며 "그는 금융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14일에는 미국의 10월 CPI가 발표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CPI 상승률은 0.4%였다. 그는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0.3%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개최한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지난 2017년 4월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미·중은 반도체 수출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일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 중국 10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지표 등이 발표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오는 16일, 국내 주식시장은 기존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개장한다. 정규 거래 종료 시점도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30분으로 변경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