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분해, 맞고는 못살아…" 폭행당한 고교생 극단선택

입력 2023-11-11 12:32
수정 2023-11-11 12:33

학교 밖 청소년들로부터 구타당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남 서산경찰서는 A군(16)을 구타한 혐의(특수상해)로 B씨(20)와 C군(18)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B씨와 C군은 지난 9일 새벽께 서산 읍내동 모처에서 A군과 대화하다 주먹과 다리를 이용해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튿날 오후 A군은 친구 등 지인들에게 투신을 예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후 석남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군의 스마트폰에서 피해 정황을 포착, 가해자 신원을 특정해 B씨와 C군을 읍내동 한 상가 옥상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A군은 구타당한 이후 친척에게 전화해 "너무 분하다. 맞고는 못 산다" 등 억울함을 토로하고 지인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가정형편 탓에 2020년부터 서산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학교 밖 청소년들과도 어울리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밖 청소년들인 B씨와 C군과도 선후배로 알고 지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군의 스마트폰을 디지털포렌식 분석하는 한편, B씨와 C군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