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경기 남부지역(판교 제외)에 유일한 ‘롤렉스’ ‘루이비통’ 매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쟁이 치열하다. 초대형 매장을 제공하며 구애하는가 하면, 명품관 전체를 재단장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명품 소비가 둔화한 와중에 자칫 붙들고 있던 브랜드를 빼앗기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내년 1분기 여는 것을 목표로 대전 타임월드점 본관 1층에 초대형 롤렉스 매장을 조성 중이다. 규모는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과 더불어 국내 롤렉스 매장 중 최대 수준이다. 원래 ‘튜더’ ‘발렌시아가’ ‘몽블랑’ ‘명보시계(태그호이어·브라이틀링)’ 매장 네 곳이 있던 자리에 현재 영업 중인 롤렉스 매장을 옮길 예정이다.
롤렉스는 루이비통과 함께 대전에서는 타임월드점에만 입점했다. 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매출 7362억원에 그쳐 2021년 개점한 대전 신세계백화점(8647억원)에 지역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런 마당에 롤렉스, 루이비통 등 매출을 지탱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다른 백화점으로 옮길 경우 격차가 순식간에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 남부에선 두 백화점이 공수를 바꿔 싸우고 있다. 루이비통은 경기 남부 상권(판교 제외)에서 신세계 경기점에만 입점했다. 문제는 2020년 개점한 갤러리아 광교점이 개점 후 3년이 지나도록 2층 명품관 핵심 자리를 비워둔 채 루이비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이에 맞서 경기점 지하 1층을 명품관으로 재단장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하고 있다. 최근엔 지하 1층 명품관에 ‘루이비통 맨즈’ ‘구찌 맨즈’ ‘델보’ ‘티파니’ 등 신규 매장을 대거 입점시켰다.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지역 상권에서 ‘명품’ 이미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5~6월엔 갤러리아·롯데·현대·AK플라자 등 인근 경쟁 백화점의 VIP 고객들에게 한시적으로 신세계 경기점 VIP 혜택을 준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