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대구 지역구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정치개혁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려운 승부를 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과 대구 출마 의사를 동시에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온라인미디어 스픽스의 유튜브 프로그램 '디톡스'에서 '대구에 출마하냐'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영남 정치인을 겨냥해 "저는 저 사람들이 편하게 정치하도록 놔두고 싶지 않다"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날렸다.
또 "보수정당 대표를 지내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건 이 당이 너무 이질적인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자만 바라보면 되는 영남 정치인과 살기 위해 끊임없이 확장해야 하는 수도권 정치인의 너무 이질적인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그 사람들(영남 정치인)이 최소한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것도 보수정당과 대한민국 정치권의 정상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는 절대 안 나갈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당의 크기를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돌격 앞으로' 해야 하는데 '돌격 뒤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세게 붙겠다는 게 의지이기 때문에 지역구도 어떤 의미가 있느냐 봐야 한다"며 "그것이 정치 개혁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려운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가장 어렵게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서도 신당 창당설에 대해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간 자신의 정치적 결단의 마지노선에 대해 '100일 정도'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점을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이 전 대표 입장으로선 또 노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면 마삼중(마이너스 3선 중진)에 이어 마사중이 되는데, 당연히 진작에 노선을 바꿨을 것"이라고 봤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