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논의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아무런 불법도 없는데 탄핵 협박, 해임 겁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패배 이후 걸핏하면 나오는 탄핵 주장에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 흔들기, 대통령 비난에만 집중하는 야당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해임건의안은 물론 탄핵소추안까지 통과시켜 역대급 폭우가 내렸던 지난여름 재난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의 공백을 야기한 바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도 탄핵을 거론해왔다. 공정한 사법 정의를 실천해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눈엣가시라도 되는 양 틈만 나면 탄핵과 해임을 주장한다"며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게까지 근거 없는 탄핵을 주장하니 민주당 머릿속에는 오로지 탄핵과 정쟁만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도 나라 살림 예산안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법안이 쌓여있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민주당은 국무위원을 겁박하고 대통령의 손과 발을 묶어댈 궁리만 한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민생의 '최대 방해꾼'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탄핵 겁박, 막무가내 입법 폭주, 정략적 국정조사 요구를 중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 낸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전 의총을 다시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에 대해 "짧은 재임 기간 너무나도 명백한 위법 행위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윤 원내대변인은 "탄핵소추안은 일단 법률적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봐달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도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