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양호했던 3분기 실적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용 작품 판매 계약이 늘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기 매출은 21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 증가한 21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돌았다. 판매 부문 매출은 전년비 9% 늘어난 18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9일 한국투자증권(8만원), 하나증권(7만원), 대신증권(8만9000원), 메리츠증권(8만1000원) 등은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투자의견도 기존과 같은 '매수'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OTT 등 판권 수익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며 "디즈니플러스와 맺은 약 50억원 규모의 판매 계약 이익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축된 광고 시장에 따른 실적 악영화도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도적:칼의 소리', '아라문의 검' 등 스튜디오드래곤의 상반기 작품들은 방영 회차가 감소했음에도 편당 제작 규모가 커 상당한 수익을 냈다"며 "비용 효율화 정책과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에 따른 제작비 절감 효과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넷플릭스 등 OTT들의 내년 업황 개선에 따라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익모델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OTT들이 요금제를 올리며 수익을 챙기고 있어 내년에 갑자기 작품 계약수를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동시 방영 작품 확대와 내년 넷플릭스 리쿱율 상승으로 이익률을 더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리쿱률이란 OTT의 제작비 지원 비율을 뜻한다.
올해 7월부터 이어져 온 미국 작가조합(WSA)과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파업 중단 여부가 내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니버셜과 공동 제작을 준비 중이던 '설계자들'은 파업으로 인해 잠시 미뤄졌다가 재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업 조기 종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만약 '성과에 따른 수익분배(RS)'를 도입하면 앞으로 추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