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9일 08: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산매각 절차에 나선다. 당시 보증을 섰던 홍콩 상장기업 골딘파이낸셜홀딩스가 보유한 와이너리, 물류회사 등을 공개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을 비롯한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채권단은 골딘파이낸셜홀딩스 보유자산 매각을 위한 실사 계약을 맺고 내달 채권자 전체 회의를 열기로 했다. 자금 회수를 위해 내년 공개매각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다.
2019년 4월 도이체방크는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관련 1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선순위로 1조원을 투자하고, 미래에셋증권과 국내 투자자들이 나머지 메자닌 대출 5000억원 가운데 2800억원을 빌려줬다. 미래에셋은 자체 투자금 300억원을 제외한 2500억원을 셀다운(재매각)해 대출금을 마련했다. 국내 증권사와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는 물론이고 개인 ‘큰손’들도 우리은행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펀드에 가입했다.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는 홍콩의 새로운 비즈니스 허브로 주목받은 주룽반도 동부지역인 이스트 카오룽에 위치한 지상 27층 규모(연면적 7만4322㎡)로 2016년 준공된 오피스 빌딩이었다. 당시 건물주인 골딘파이낸셜홀딩스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판수퉁 회장까지 보증을 선다는 점에서 다른 메자닌 물건보다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주목 받았다. 판 회장은 포브스 선정 억만장자이자 유명한 부동산 재벌로 개인 자산만 6조원 안팎에 이르는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리파이낸싱에 실패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결국 올해 중순 선순위 대주인 GIC와 도이치뱅크가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를 GIC의 자회사인 메이플트리(Maple Tree)에 처분하면서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였다.
선순위 대주가 빠져나가면서 미래에셋을 포함한 대주단은 자산매각을 통한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다. 앞선 2020년부터 리파이낸싱에 문제가 터지자 보증인인 홍콩 상장기업 골딘파이낸셜홀딩스와 판 회장에 대해 연대보증 이행청구를 진행했고, 2023년 8월 골딘파이낸셜홀딩스의 설립지인 버뮤다법원으로부터 최종 청산명령을 받았다.
골딘파이낸셜홀딩스는 미국, 중국, 유럽, 호주 등에 와이너리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 법원에서 지정한 관재인이 기타 채권자 확인 이후 실사를 통해 매각절차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메자닌 대주단은 우량 자산이 적지 않아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대출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채권 회수방안을 두고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회수 금액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