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포집, 이제는 돈 되나…블랙록 7200억원 투자

입력 2023-11-08 18:02
수정 2023-11-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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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에너지기업 옥시덴탈의 공기포집 프로젝트에 5억5000만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한다. 탄소를 대기 중에서 걸러내는 공기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옥시덴탈과 블랙록은 7일(현지시간) 직접공기포집(DAC) 시설인 스트라토스를 개발하기 위한 합작 투자 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이 옥시덴탈 자회사인 원포인트파이브와 합작 회사를 세우고 이 회사가 스트라토스를 소유하는 구조다.

스트라토스는 2025년 중순 상업 운영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되고 있다. 완공 시 연간 최대 50만t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DAC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필터나 화학 용매 통해 직접 걸러내는 기술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건축 자재·농산물·연료 등에 재사용된다. 이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는 빌 게이츠가 투자한 카본 엔지니어링이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DAC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DAC는 비용이 많이 들고 입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홀럽 옥시덴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 투자가 DAC가 투자할만한 기술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DAC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FT는 블랙록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상당한 수익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래리 핀크 블랙록 CEO는 “스트라토스는 블랙록 고객들에게 놀라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블랙록은 올해 주주 결의안 중 기후와 관련된 안건에는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번 투자가 옥시덴탈의 최대 주주인 워런 버핏의 벅셔헤서웨이에게도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