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NLCS 제주 매각 순항…중견기업 등 인수 후보 5곳 선정

입력 2023-11-08 14:59
수정 2023-11-09 09:33
이 기사는 11월 08일 14: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제주 매각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 이번주 내에 적격 인수 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하고, 곧이어 실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딜을 마무리하면 제주 국제학교 중 처음으로 민영화되는 사례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이번주 내에 NLCS 제주 쇼트리스트 선정 결과를 원매자들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JDC는 지난 8월 말 NLCS 제주 매각 공고문을 내고 예비입찰을 받아왔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다.

쇼트리스트에는 전략적투자자(SI) 다섯 곳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중견기업과 국제학교 운영 경험이 많은 해외기업 등이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최종 인수가 가능한 딜이다 보니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SI가 NLCS 제주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한 국내 중견기업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NLCS 제주 매각 가격은 2000억원 초중반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단순히 높은 가격을 받고 파는 것보단 학교를 맡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평가 기준에 정성평가 배점을 높게 했다.

NLCS는 2011년 개교했다. 영국 NLCS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을 적용해 운영하는 유치원·초·중·고등학교 통합 국제학교다. 2022·2023학기 시작일 기준 재학생은 1463명이다. 총 정원은 1508명으로 충원율이 97.0%에 달한다. 제주에 있는 네 곳의 국제학교 중 충원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졸업생 118명 중 110명이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스탠퍼드대, 시카고대 등 외국대학에 진학했다.

제주국제학교의 민영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처음 제주영어교육도시를 구상할 당시에는 국내 민간 자본은 물론 해외 자본도 유치해 학교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학교 설립과 운영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민간 자본이 나타나지 않아 공기업인 JDC가 국제학교 운영을 맡아왔다. 최근 제주국제학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충원율도 올라가며 어느 정도 안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각 적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JDC는 다른 국제학교보다 재정 여건이 좋고, 충원율이 앞서는 NLCS 제주를 첫 매각 대상으로 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NLCS 제주는 618억원의 운영수익을 거뒀다. 1년 전(582억원)보다 6.2% 늘었다. 순이익은 8억원을 기록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457억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JDC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 합리화 방침에 따라 NLCS 제주를 시작으로 다른 국제학교도 차례로 민간에 매각할 계획이다. 제주에는 NLCS 제주를 포함해 네 곳의 국제학교가 있다. JDC 자회사인 학교 운영법인 제인스가 NLCS 제주, 브랭섬홀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SJA) 등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한 곳인 한국국제학교(KIS) 제주캠퍼스는 제주도교육청이 민간 기업인 YBM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