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마트24가 조립식 주택 판매에 나선다. 편의점이 단독주택 상품을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색 상품 출시 배경엔 과열되는 편의점 업계 경쟁이 있다. 단순 저가 및 프로모션 경쟁에서 벗어나 타사와 차별화되는 이미지를 갖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24는 이달 30일까지 YMK종합건설과 손잡고 조립식 주택을 판매한다고 8일 밝혔다. 출시된 조립식 주택은 단층형 15평형(약 1억3000만원), 복층형 20평형(약 1억7000만원), 복층형 25평형(약 2억원) 등 세 종류다. 방 2개, 화장실, 거실, 테라스, 주방, 다용도실 등으로 구성돼있다. 구매를 원하면 이마트24 매장에서 신청하고 3D 모델하우스를 통해 주택 내·외부 모습을 볼 수 있다. 결제 완료 후 이르면 2개월 내에 원하는 곳에 주택이 설치된다는 게 이마트24 측 설명이다.
이번에 판매되는 상품은 벽, 지붕, 바닥 등 주택 구성요소를 사전 제작 후 현장에선 바로 조립하는 ‘패널라이징 공법 주택’이다. 구매자가 수도·전기·정화조연결 등 기초공사를 완료하면 바로 설치할 수 있다. 단 해당 주택을 사기 위해선 본인 소유의 허가된 토지가 필요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러한 방식의 건축공법은 건축시간과 비용,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며 “일반 주택과 비교해 내진·단열·내화 성능이 높아 친환경적인 차세대 건축공법으로 주목 받는 건축공법”이라 설명했다.
이번 상품의 타깃은 도심 근교나 농촌에 ‘세컨드하우스’를 원하는 사람이다. ‘워케이션(여행지에서 근무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것)’이나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 거주) 등의 새로운 주거 형태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 조립식 주택 수요가 올라갔단 게 이마트24 판단이다.
편의점이 단독주택 상품을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인가구 증가와 e커머스의 발달로 편의점이 핵심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부상한 가운데 생활 플랫폼 이미지를 구축하겠단 전략이다. 이미 다양한 식품과 의류를 판매하고 있으니 주택까지 판매하면 말 그대로 의식주 해결이 가능한 매장이 된단 판단에서다. 가맹점의 매출 증대도 이마트24가 원하는 노리는 효과 중 하나다.
치열해진 편의점 업계 경쟁 속에서 이색 상품 판매로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앞서 이마트24는 수입 자동차, 노래방 박스, 스크린골프 박스, 전기차 등을 판매한 바 있다. 단순 저가 및 '1+1' 등 프로모션 경쟁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종완 이마트24 서비스플랫폼팀장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도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기존의 아파트와 주택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건축공법의 주택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이색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가맹점,업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생활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