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언제부터 출마가 범죄자들의 면죄부가 됐냐"고 직격했다.
이날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출마를 시사한 조 전 장관이 정치적으로 소명·해명하는 게 시민의 권리라고 하는데, 그럼 전청조나 조두순도 출마로 소명·해명하는 게 시민의 권리냐"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은 "일반 국민은 범죄로 기소돼 재판받으면 그 공판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게 정상적인 행태인데, 권력자는 형사재판마저 검투장으로 만들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 넘게 재판을 질질 끌고 범죄자가 사법 질서를 위협해도 법정구속 되지 않는다"며 "과연 일반 서민이라면 상상이나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에 관한 재판이 기소 후 3년 11개월이 되도록 2심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모든 것은 법원이 자초한 일이다. 과연 우리나라 법원은 공정한 기관인가, 아니 정상이냐"며 "법원이 바로 비법률적 '조국 수호'의 앞잡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경기도망지사'가 구속을 피하려고 출마하면서 여의도 국회는 잡범들의 소도가 됐고, 이제 조국의 출마로 민주당 공천장은 레오 10세의 면죄부가 돼버렸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경기도망지사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16세기 초에는 로마 교황 레오 10세가 성 베드로 대성당 건립자금을 모으기 위해 면죄부를 대대적으로 팔아 비난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공천장을 이에 빗댄 것이다.
앞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2심을 진행 중인 조 전 장관은 전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전체가 이제 도륙이 났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든 제 가족이든 법률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해명과 소명과 호소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많은 것 같다. 그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데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당연히 존중하고 감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과 해명이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은 비법률적 방식으로, 예를 들어서 문화적·사회적, 또는 정치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하고 해명해야 할 본능이 있을 것 같고 그런 것이 또 시민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