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수용자 김길수(36)가 병원 치료 중 갑자기 도망치며 사흘째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경찰이 추적 수사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김씨는 이틀 전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6일 경찰에 따르면 특수강도 혐의로 복역 중인 김씨는 4일 오후 9시40분께 고속버스터미널 상점에서 구입한 옷차림으로 도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4일 오전 6시20분께 경기 안양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받다가 도주했다.
범행 당시 김씨는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다. 교도관들이 보호장비를 풀어주자 환복한 뒤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 법무부 관계자는 “도주 경위를 추후 상세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경기 의정부시로 도망쳤다. 그는 경기북부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인과 가족을 만나 수십만원을 건네받았다. 김씨는 지난 9월 11일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SNS 광고 글을 보고 찾아온 30대 남성에게 7억4000여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김씨는 7억원 중 약 7000만원만 챙겨 도주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 돈이 회수되지 않아 도피자금으로 쓸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씨는 2011년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0년 출소한 그는 그 뒤로 특수강도죄를 저지를 때까지 3년여간 배달업 등에 종사했다. 도박 등으로 채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김길수의 이동 가능 지점에 대한 광범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는 6일 오전 11시 기준 총 15건의 ‘김길수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13건은 오인 신고이고, 2건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교정당국은 김씨의 현상금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