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사진)은 2021년 3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정희 전 사장의 뒤를 이어 22대 대표에 올랐다.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지 34년 만이다. 2026년 100년을 맞는 유한양행이 조 사장을 대표로 발탁한 배경에는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과 적극적인 신약 개발 추진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조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3년이지만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다. 유한양행 창사 100년을 조 사장 재임 기간에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고(故) 유일한 창업자가 1969년 주주총회에서 조권순 당시 전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뒤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고히 다져왔다.
조 사장의 입사 동기는 단순했다. 당시 제약사에서 일하던 대학 동기에게 ‘월급을 많이 받는다’는 말을 듣고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선천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었지만 영업 등의 업무를 맡으면서 스스로 “회사에 다니다 보니 얼굴이 두꺼워졌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꼼꼼한 리더십으로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평가다.
조 사장은 유한양행 입사 뒤 36년간 병원지점장 이사와 ETC 영업·마케팅 상무, 약품사업본부장·경영관리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런 그의 이력 중 가장 길게 몸담은 곳은 영업부다. 30년가량을 영업부에서만 근무해 정통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조 사장이 대표로 부임한 전후로 유한양행 실적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0년 매출 1조6198억원, 영업이익 84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매출 1조6878억원, 영업이익 486억원을 달성했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유한양행은 세계 100위권 제약사에 진입했다. 유한양행의 목표는 3년 뒤 세계 50위권 제약사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2% 늘어난 1조7758억원, 영업이익은 360억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렇게 가파른 성장의 배경엔 국산 신약 31호로 허가받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있었다. 렉라자는 출시 첫해인 2021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됐다. 시판 2년 만인 지난해 기준 1000억원 규모인 동일 계열 제품군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달성했다.
■ 약력
△ 1975년 마산고 졸업
△ 1982년 고려대 농화학과 졸업
△ 1987년 유한양행 입사
△ 2009년 유한양행 전문의약품 영업1부장 상무
△ 2011년 연세대 보건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 2015년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 2016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수료
△ 2019년 유한양행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 2021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 2022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졸업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