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떨어졌던 강남 아파트 '반등'…'불경기 무시' 노후단지는?

입력 2023-11-06 09:02
수정 2023-11-06 09:08


서울 강남권 노후 주택 단지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데, 새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특히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며 노후 단지 매수세는 점차 더 커지는 모양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광아파트 전용 59㎡는 최근 17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2021년 11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고점을 기록한 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하락했다. 지난 5월에는 14억5000만원, 지난 9월에도 15억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며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한 달 새 2억원 상승했는데, 현장에선 단지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노후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반응이다. 단지는 1998년 준공된 304가구 규모 소형 단지지만, 서울지하철 7호선·수인분당선 강남구청역이 가까워 강남권 아파트 사이에서도 초역세권 단지로 분류된다.

최근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재건축 초기 단계에 진입한 도곡동 삼익아파트 역시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단지 전용 153㎡는 지난달 2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9월 대비 3000만원 오르며 모처럼 반등을 기록했다. 단지 내 같은 크기는 2021년 10월 27억9000만원에 거래된 뒤 거래가 끊겼다. 최근에서야 거래가 재개됐지만 지난 7월 22억7000만원에 하락 거래됐고, 9월엔 다시 1억원 하락한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단지는 학군이 좋은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했지만, 1983년 준공된 소형 아파트로 주변 신축 단지에 비해 저평가받았다. 재건축 역시 2003년 추진위 설립을 강남구청으로부터 승인받았지만, 사업 속도가 더뎠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설계를 다시 추진하는 등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분위기도 달라졌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도곡 삼익의 경우 전용 153㎡를 기준으로 현재 호가가 25억원이 넘는 매물도 있다”며 “최근 주민들이 다시 재건축을 시작하면서 가격이 일부 상승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서울 내 추가 주택 공급이 없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향후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단 전망이 강해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노후 단지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이라며 “지금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