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액화석유가스(LPG) 해상 운송 사업이 순항 중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운송 시장에서도 질주하겠습니다.”
박찬도 KSS해운 대표(사진)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올 상반기 매출 2313억원, 영업이익 4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5%, 49.7% 증가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올해 매출 4700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54년 만의 최대 실적을 예고한 것이다. 50년 이상 케미컬 등 특수화물 운송
박 대표는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력 화물인 LPG·암모니아는 탈탄소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화물로 미래 사업성이 밝다”며 “1~2년 안정적인 기틀을 잡는다면 고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모니아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인 동시에 운송이 까다로운 수소의 운송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어 글로벌 해상물동량에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KSS해운은 1983년 대형 LPG 해상운송 분야에 진출한 뒤 50년 넘게 케미컬(화학제품) 및 가스 등 특수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초대형 LPG 운반선 15척, 중형 암모니아 전용 운반선 3척, 케미컬 운반선 5척 등 총 33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KSS해운은 초대형 LPG 운반선 세계 5위권(3월 기준)에 올라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암모니아 운송선을 보유한 KSS해운은 내년 하반기 대기업들과 운송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3척의 LPG 연료 추진선을 도입하는 등 선대를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2035년까지 대형선을 최소 40척 이상 보유한 선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사원이 CEO 된다…26년째 현금 배당KSS해운의 경영 방식은 독특하다. 종업원지주제도를 통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직원이 회장까지 오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직원 655명(지난해 말 기준) 모두가 주주다. 이 중 누구나 박 대표처럼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 이사회도 사외이사 다섯 명, 사내이사 세 명으로 구성해 경영진과 상호 견제하는 최적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
박 대표는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 “26년 연속 현금 배당을 하고 있다”며 “예금금리보다 높은 배당금 지급을 계속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KSS해운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350원으로 배당수익률 3.78%를 기록했다.
26년 연속 배당에도 주가는 힘이 없다. 주가는 8090원(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호실적에도 연초 대비 10.8% 떨어졌다. 해상운임 하락과 낮은 기업 인지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는 “이달부터 기업홍보(IR)를 강화하고 시장 소통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