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가 종교계를 덮쳤다. 개신교에서는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신학대가 속출하고 있고 불교계에선 출가자 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3일 총신대에 따르면 이 대학 선교대학원은 내년 석사과정 정원을 기존 35명에서 25명으로 줄였다. 올해 목회학 석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할 때는 1980년 개교 이후 첫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목원·칼빈·협성·고신대 등도 신학과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불교계(조계종)에선 출가자 수가 2000년 528명에서 지난해 역대 최저치인 61명으로 고꾸라졌다. 젊은 세대의 종교 기피가 갈수록 심화하고, 저출산 문제까지 겹친 영향이다.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종교계는 이날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개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교계 협의체’ 회의를 함께했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종교단체 일곱 곳이 총출동했다. 복지부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종교계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예비부부 지원 등 종교단체별 특성에 맞는 협력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