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하고 경제성장률 3% 회복을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면 성장률 3% 회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정책 조정이란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인데, 뜯어보면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도 없이 선심성 퍼주기 방안을 나열해놨다.
이 대표는 월 3만원에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토록 하는 ‘청년 3만원 패스’를 들고나왔다. 소요 예산에 대한 질문에 그의 말문이 막히자 민주당이 추후 내놓은 답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현재도 조 단위의 대중교통 손실보조금 등이 지출되고 있으므로 추가 예산 투입 없이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적자가 나는데 적자가 좀 더 난들 무슨 상관 있겠느냐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정의당이 전 국민 3만원 프리패스제의 소요 예산으로 추산한 금액이 4조원을 넘는다.
기업 투자 장려책인 투자세액공제를 소비 부문에 적용하는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해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현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세수 펑크가 났다고 비난해 온 민주당에서 세금을 깎아주겠다니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 예산을 증액하는 것은 물론 한술 더 떠 중장기적으로 지역화폐 발행을 의무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경제 성장을 얘기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최고 전문가 집단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 확충 해법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저출산과 자본 투입의 한계를 감안할 때 혁신성장 외에는 달리 묘책이 없다. 유연 근로시간과 직무급 개편 등 노동생산성 개선, 기술혁신을 위한 교육개혁, 노조·규제 등 기득권 타파를 통해 국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여기에 협조해야 한다.
이 대표는 내수 진작을 외치면서 정작 의료 등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말이 없다. 그는 경기 침체의 고통을 일시적으로 줄여주는 진통제를 들고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혹세무민하고 있다.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 이 대표 스타일의 포퓰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