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질수록 뇌졸중 위험 높아져…'이~' 하고 웃지 못하면 즉시 병원 찾아야

입력 2023-11-03 17:59
수정 2023-11-13 16:49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각종 급성 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 매년 10월 29일을 세계 뇌졸중의 날로 정하고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치료 골든타임이 4.5시간에 불과한 뇌졸중은 증상이 생겼을 때 최대한 빠르게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평소 뇌졸중 응급 증상에 대해 잘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3일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 응급질환을 판가름하기 위해선 ‘이웃·손·발·시선’을 기억해두는 게 중요하다. ‘이~’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었을 때 한쪽 팔이 내려가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등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행동이 잘 되지 않는다면 바로 119에 연락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62만4036명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것을 말한다. 뇌졸중의 80% 정도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뇌경색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라며 “이 시간 전에 정맥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받고 약물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증상이 발생한 뒤 최소 3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혈전용해제를 투여한 뒤 큰 대뇌혈관이 막혀 있다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받아야 한다. 증상 발생 6시간 안에 받는 것을 권장한다. 뇌경색 병변에 따라 증상 발생 후 24시간 안에 시행하기도 한다.

뇌경색 발생 후 정맥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투여하지 않은 환자보다 발병 후 3개월 시점에 혼자 생활할 수 있는 확률이 2배 높아진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잘 시행하면 이 확률은 2.5배 높아진다. 뇌경색 증상이 발생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초급성기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런 급성 치료를 받은 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등 위험인자를 조절해야 한다. 뇌경색은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뇌졸중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빠르게 진료받는 게 중요하지만 아직 국내 환자들이 제때 병원을 찾는 비율은 높지 않다.

한국뇌졸중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3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10년 넘게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뇌졸중 응급 환자 중 70% 이상이 제때 병원을 찾지 못해 골든타임을 넘겼다는 의미다.

정맥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고 동맥 속에 남은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는 빠르게 받을수록 경과가 좋다. 뇌졸중 의심 증상이 생겼을 때 바로 119에 신고하고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증상도 갑자기 나타난다. 1분 전까지 정상이던 사람이라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이웃·손·발·시선’ 등의 주요 증상 외에 뇌졸중이 생기면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운동실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 중 하나라도 호소한다면 바로 근처 뇌졸중센터를 찾아야 한다. 초급성기 치료로 꼽히는 정맥 내 혈전용해술,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할 수 있는 뇌졸중센터는 전국에 73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