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경기 성남시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짓는다.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연구개발(R&D) 벨트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수도권에 추가로 연구소를 신설하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배터리 소재,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최근 ‘위례지구 4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우수기업 유치 공모’에서 포스코홀딩스를 선정했다. 이 회사는 위례지구 일대 5만5811㎡(약 1만6883평) 부지에 미래기술연구원을 건설한다. 업계에서는 인허가 기간 등을 감안하면 내년 말께 착공해 3년 뒤 완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 같은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 경북 포항시에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열었다. 성남에 짓는 연구원은 수도권 분원이다. 연구원 분원에서는 수도권과 해외의 우수 대학 및 연구기관과 함께 배터리 소재, AI, 수소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할 기술을 연구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연구 거점과 협업해 공동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수도권 분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포항 본원에서 제조 현장과 연계된 양산 단계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역과 수도권을 연결한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성남시 유치 공모에 지원한 것은 맞지만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며 “성남에 분원을 설치하더라도 포항 본원의 그룹 R&D 컨트롤타워 역할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기술과 관련한 생산 시설을 포항 등에 지으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기업들은 수도권에 R&D센터를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 과거엔 대전이 R&D벨트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성남, 판교까지 라인이 북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경쟁 속도가 빨라져 각 기업이 고급 인재를 모으기 쉬운 곳에 연구 거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고급 두뇌를 지닌 박사급 연구 인력은 기업의 생존을 가를 필수 인력”이라며 “이들에겐 고연봉, 복지뿐 아니라 거주 지역도 중요한 근무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