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혹 찍냐"…'돌아온' 이철규에 與 비주류 거센 반발

입력 2023-11-02 13:33
수정 2023-11-02 13:34


국민의힘 '친윤 핵심'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이 2일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자, 당내에서는 비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회전문 인사'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한 이 의원이 다시 주요 당직을 맡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어이 '아내의 유혹'을 찍어버린다"며 "점 하나 찍고 돌아온다고 국민들이 믿어주시겠냐고 했던 제 말을 이렇게 현실화하면 곤란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최근 방송에 나갈 때마다 지도부 교체가 능사는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인사를 보니 김기현 대표님 내려오셔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께 할 말은 하겠다는 다짐은커녕 최소한의 국민 눈치도 못 보는 현실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웅 의원은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철규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느냐"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철규 의원을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에 올린다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이 지난 8월 일부 의원들의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하자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퇴한다더니 다시 슬그머니 한 달도 안되어 들어오는 걸 보니 사람이 없군, 먹고살 만해졌다고 생각하나 보군, 역시 노답"이라고 썼다.

한편,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주요 임명직 당직자들은 지난달 14일 보선 패배 사흘 뒤 일괄 사퇴한 바 있다. 이철규 당시 사무총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루속히 당이 하나 돼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썼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전문 인사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고 업무 연속성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인재 영입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